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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식이 삼촌 반야 호텔 모티브

opensoop 2024. 5. 15. 19:02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에 등장하는 '반야호텔'은 실존했던 반도호텔을 모티브로 삼은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호텔 산업의 근대화와 발전에 있어 반도호텔의 등장은 큰 의미를 가집니다. 1938년 4월 1일 일본 질소비료주식회사의 사장인 노구치시다가후가 황금정 1정목(현 중구 을지로1가)에 건립한 반도호텔은 8층 111실 규모로 당시 동양에서 4번째로 큰 호텔이었습니다.



반도호텔은 임대용 상가와 사무실, 호텔이 한 공간에 있는 오피스텔 형태의 상업호텔로서, 스타틀러호텔의 상용호텔 양식을 도입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이는 기존의 조선호텔과는 차별화된 모습이었습니다.



흥미로운 일화로는 반도호텔의 건립 계기가 노구치 시다가후가 조선호텔에서 허름한 차림으로 인해 쫓겨난 경험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이에 그는 조선호텔 뒤편의 부지를 매입해 더 큰 규모의 호텔을 지었고, 심지어 조선호텔과 같은 높이인 5층에 사무실을 두고 조선호텔을 내려다보며 즐겼다고 하네요.



광복 이후 반도호텔은 미군정에 귀속되어 미국에 증여되었고 미 대사관으로 사용되었습니다. 한국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후에는 정부가 매입해 수리를 거쳐 1954년 외국인 전용 호텔로 재개장했습니다.



이 시기 호텔 명칭과 관련해서도 흥미로운 일화가 있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은 일제강점기를 상기시키는 '조선'이라는 명칭을 없애고자 했지만, 조선호텔 측의 반대로 영문 표기만 'CHOSEN'에서 'CHOSUN'으로 변경하는 선에서 그쳤다고 합니다.



1950년대에 들어서면서 금수장호텔, 사보이호텔 등의 민영호텔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이는 한국 호텔 산업이 본격적인 산업화의 길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줍니다. 반도호텔로 대표되는 이 시기의 호텔들은 식민지배와 전쟁의 아픔을 겪으며 우여곡절 속에서도 한국 호텔 산업의 토대를 닦았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1963년 8월에 조선호텔과 반도호텔을 인수한 국제관광공사가 두 호텔을 통합하여 '반도조선호텔'로 개칭되었고, 1974년에 반도호텔은 철거되어 그 자리에는 현재 롯데호텔이 들어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