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강호의 첫 드라마 출연작 '삼식이 삼촌'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습니다. 이 작품은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로, 15일 첫 공개되었는데요. 전쟁 중에도 하루 세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 박두칠(송강호)과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이 혼돈의 시대 속에서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무려 4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공개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던 작품인데요.
'삼식이 삼촌'의 배경은 1950~1960년대 혼란의 시기입니다. 비록 특정한 사건만을 집중적으로 다루지는 않지만, 4·19혁명, 5·16 군사정변 등 격동의 근현대사에 얽힌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죠. 이러한 설정은 송강호가 그동안 '변호인', '택시운전사' 등 한국 현대사를 다룬 영화에 다수 출연했던 것과 맞물려, 마치 익숙한 듯 새로운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드라마의 주인공인 박두칠은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던 중, 우연히 미국 올브라이트 장학생 출신인 김산을 만나게 됩니다. 박두칠은 김산이 자신과 같은 꿈을 가졌다고 생각하고, 함께 뜻을 펼치기 위해 그에게 다가가기 시작하는데요. 한편, 대한민국을 산업국가로 만들겠다는 큰 꿈을 안고 귀국한 김산은 현실의 벽에 계속해서 부딪히면서도, 점차 박두칠에게 마음을 열어가기 시작합니다. 과연 이들은 힘을 모아 그 꿈을 이뤄낼 수 있을까요?
'삼식이 삼촌'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단연 배우들의 호연입니다. 데뷔 35년 만에 처음으로 드라마에 도전한 송강호는 마치 그 시대에 실제로 존재했을 것만 같은 자연스러운 연기로 몰입도를 높여주고 있죠. 송강호와 호흡을 맞춘 변요한 역시 심리적 변화를 겪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며 세밀한 연기를 선보입니다. 여기에 이규형, 진기주, 서현우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 총출동해 완성도 높은 연기 앙상블을 이루고 있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현대사를 긴 호흡의 시리즈물로 풀어냈다는 사실입니다. 최근 들어 '남산의 부장들', '공작', '1987', '변호인', '국제시장', '서울의 봄' 등 현대사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많이 나왔는데요. '삼식이 삼촌'은 이들과 달리 총 16부작이라는 긴 호흡으로 당시의 상황을 보다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이런 긴 호흡이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디즈니+는 넷플릭스와 달리 전 에피소드를 한 번에 공개하지 않고, 매주 1주일에 2편씩 공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거든요. '삼식이 삼촌' 역시 첫날 5개 에피소드를 공개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이후에는 매주 두 회차씩 공개될 예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장기 구독자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인데요. 아쉽게도 1-3화만 봤을 때는 시청을 계속 이어가고 싶게 만드는 매력 포인트가 다소 부족해 보입니다. 특히 엔딩에서도 다음 회차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불러일으키지는 못하고 있죠.
디즈니+는 '무빙' 이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직전 작품인 '지배종'에 240억이라는 거액을 투입했음에도 아쉬운 평가를 받으며 막을 내렸는데요. 이제 갓 포문을 연 '삼식이 삼촌'은 약 6주에 걸쳐 방영될 예정입니다. 과연 이 기간 동안 구독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미지수인 상황인데요. 송강호의 첫 드라마인 만큼 성공적으로 완주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