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5월 16일, 한국 현대사에 큰 획을 그은 군사 쿠데타가 발생했습니다. 이 쿠데타의 중심에는 당시 육군참모총장이었던 장도영 전 국방부 장관이 있었습니다. 2012년 8월 4일, 장도영 전 장관이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89세의 나이로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장도영 전 장관은 쿠데타 이후 계엄사령관,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국방부 장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지만, 한 달 만에 해임되었고 반혁명 내란음모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형 집행을 면제받은 후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생을 마감할 때까지 그곳에서 살았습니다.
장 전 장관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깊은 인연이 있었습니다. 1948년 여수순천 군인반란 사건 당시 박정희 소령의 구명운동에 참여했고, 6·25 전쟁 때는 박정희의 육군 복직과 좌익 전력 문제 해결에 힘을 보탰습니다. 하지만 육군참모총장 시절 쿠데타 정보를 사전에 알고도 이를 묵인했다는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되었습니다.
2001년에 출간한 회고록 <망향>에서 장도영 전 장관은 쿠데타를 사전에 알고 지원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며, 오히려 쿠데타 주체들이 대한민국의 민주 발전에 장애물이 되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참모총장으로서 쿠데타를 막지 못하고 진압하지 않은 것에 대해 깊은 후회를 표했습니다.
평안북도 용천 출신인 장도영 전 장관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에서 수학했고, 6·25 전쟁 때는 사단장으로 전장에 몸을 던졌습니다. 1969년부터는 미국에서 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여생을 보냈습니다.
장도영 전 장관의 삶은 한국 현대사의 격동기를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쿠데타의 중심에 있었지만 후일 그 과오를 인정하고 반성했던 모습은, 우리에게 역사를 바라보는 혜안을 줍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그의 삶이 후대에 교훈으로 남기를 기원합니다.